출생 신고시 어른들이 지은 촌스런 이름으로 살아왔다던가 동사무소 직원의 실수로 한자가 잘못 기재 되었다던가, 성명학적으로 나의 인생에 안좋은 영향을 주는 이름이라던가, 혹은 호적과 일상 생활에서 다른 이름을 쓰는 이중 이름 사용 등의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개명을 원한다.
사실 나도 어릴적 부터 집에서 부르는 다른 이름이 있었지만 그 당시 개명은 특별한 사유 없이는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름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기에 개명을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내 이름의 어감으로 인한 놀림으로 친구와의 다툼도 있었고 은근히 흔한 이름이라 한 반에 최소 한 명 이상은 같은 이름의 학우가 있었는지라 나이를 먹으면서 이름에 대한 스트레스는 날로 커져갔다. 게다가 성명학적으로도 나에게 아주 안좋다지 않는가?
그러다 작년 말, 친구가 개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금 개명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고 인터넷에서 개명에 관한 검색을 하며 더 늦기전에 개명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처음에는 법무사를 통해 개명 접수를 하기로 하고 검색을 해보았는데 법관련 비용은 아주 비쌀것이라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생각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할 수 있었다.
그러다 친척중에 개명하신 분이 법무사 이용하지 않고 혼자 서류 작성해서 개명 성공 했다면서 생각보다 간단하니 혼자 해보라고 하셨다. 생각보다 저렴하긴 하지만 나에겐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절약 할 수 있다는데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그 뒤로 개명 카페와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혼자서 개명 성공하는 요령을 공부하며 준비한 결과 혼자서 무사히 개명 허가 신청서를 접수 할 수 있었다.
접수를 하고 나니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는 홀가분한 마음과 더불어 과연 성공 할 수 있을까 하는 초조함이 밀려왔다. 경험기들을 보니 보통 결과가 나오기까지 2개월이 소요되는데 해외 출국 이력이 있는 사람들은 보정 명령이 떨어져서 추가 증명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다가 개명 성공률도 낮다는 말들이 많았다. 게다가 6개월간 개명 관련 서류들을 체계적으로 준비한 사람들도 실패한 사례가 많은데 나는 장기 해외 출국 이력이 있는데다 준비 기간도 짧아서 과연 성공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를 않았다.
그러기를 한달여.
생각지도 않고 있었는데 아침부터 법원에서 우편물이 왔단다. 순간 '개명허가 신청이 기각되었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부랴부랴 나가보니 개명에 관한 우편물이 맞다.
'한달만에 왔으니까 보정명령서 아니면 기각 판결문일거야...'
떨리는 마음으로 우편물을 열어보니 세상에나~ 그토록 기다리던
[개명 허가서]다.
지난 30여년간 이름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았던 순간들이 눈앞에 영화처럼 펼쳐진다. 정초부터 새로운 이름으로 이렇게 빨리 바뀌는거 보면 앞으로 하는 일들이 잘 풀리려나? ^^
일단 개명 허가서를 받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본적지 구청 호적과에 가서 개명 신청을 하는 것인데 나처럼 본적지와 주소지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주소지 동사무소에서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한다리 건너 처리되는 것이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계산해 보니 어차피 설날에 고향에 내려가는데 직접 접수하는것이 훨씬 빠르다는 결론이 났다.
설연휴 전에 미리 고향에 가서 본적지 구청 호적과에 개명 신청을 했다. 설연휴가 끼어있어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리니 그 후에 주소지 동사무소에 가서 새 주민등록증 신청을 하란다. 그런데 다음날 호적이 정리되었다며 문자 메시지가 왔다. 항상 공무원들의 안일한 행정 처리에 욕만 했었는데 이날은 얼마나 이뻐 보이던지... ^^;
그토록 원했던 개명이 완전히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설날을 맞아 친척들에게 개명 사실을 알렸더니 다들 새로운 이름을 일부러 불러주는데 원래 이름을 30여년간 듣다가 갑자기 새 이름을 들으니 아직은 낯설고 새롭기만 하다. 새로운 인생을 사는 기분이랄까?
개명은 허가가 난 이후 부터가 진짜 일의 시작이라고 한다.
새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발급부터 시작해서 인감 변경, 각 은행 계좌(계좌당 5000원의 변경비가 든단다 -_-; ), 신용카드, 신용정보회사, 보험회사, 통신회사, 대학교 학적, 자격증, 인터넷 사이트, 회원증 등등의 명의를 모두 변경해야 하니 말이다.
물론 개명의 기쁨에 비하면 저정도는 당연히 감수 할 수 있지만!
새해를 맞아 새이름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 할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개명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은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시길.
내가 가입한 카페의 말을 빌리자면 '개명성공은 의무이자 권리' 이니까.